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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잡담

Sn2 반응의 Walden 반전

 친구가 SN2 반응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부탁을 해왔다. 아니... 그것을 어떻게 해?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다가, Gaussian 03W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했다. 


 가우시안을 써서 SN2 반응을 어떻게 보일까 고민을 했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노트북으로는 장대한 계산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근사적으로 비슷하면서도, 반응을 '볼' 수 있는 것을 생각했는데, 바로 두 원자 사이의 거리를 바꾸는 것이였다.


 전이상태,Transition state는 각각 원자 사이의 거리를 변수로 삼는 차원을 생각해야한다. N개의 분자가 있다면, 병진운동과 회전운동을 뺀 3N-6 차원이 되는 것이다. 가우시안으로 계산하려 한 SN2 반응은 가장 간단하게 생각했다.


CH3F + Cl- → CH3Cl + F- 

(원래는 Cl이 더 좋은 leaving group이여서반응이 거꾸로여야하지만,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계산을 시작한 후였다.)


 그런데 원자가 5개가 관여하니까 3N-6 차원, 즉 9차원에서 반응물과 생성물이 연결될 수 있는 경로 중, 가장 에너지가 덜 드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진정한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15차원에 에너지까지 넣은 그래프인 10 차원의 그림을 그릴 수 없는 나는, 눈으로 가장 보기 편한 방법을 생각했다.


 어차피 Cl-가 의 CH3뒤에서 공격하는 것이라면, C와 Cl의 거리를 1개의 변수로 생각하는 것을 그리면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CH3F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Cl-가 점점 중심 탄소에 가까워지는 식으로 모델링을 하고 가우시안에게 계산을 시켰다. 계산 방법은 Hartree-fork 방법으로 basis set는 6-31G+(d,p)를 사용했다. 다른 방법으로 계산해도 되겠지만 계산이 너무 오래걸려서 포기했다.


[그림 1. Sn2 반응. C : 회색, F : 하늘색, Cl : 연두색, H : 흰색.]



 염소 원자가 탄소로부터 3.49Å 떨어져있는 곳에서부터 0.01Å씩 가까이가서, 두 원자간 거리가 1.80Å이 될때까지 계산했다. 이렇게 계산할때마다 나타는 에너지 중, 가장 높은 에너지가 전이상태(TS)와 비슷한 것이라 생각했다. 


 계산을 통해 SN2 반응의 Walden 반전 (Walden inversion)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도 꽤 신선했다. Backside attack을 통해 반응이 일어나면 배열의 반전이 일어나는 것을 글로 보기만 했을 뿐, 눈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림 2. 이 반응의 전이상태]


 이 그림을 보면 탄소와 수소가 정확히 한 평면이 아니라, 살짝 F쪽으로 수소가 휘어져있다. Cl, C와 H가 이루는 각도, 즉 ∠ClCH는 90˚가 아닌 93.4˚ 이며, ∠FCH는 86.5˚ 이다. SN2 반응을 배울 때 전이 상태에 있는 남은 세개의 치환기는 평면을 이룬다고 했다. 그렇다면 ∠ClCH이나 ∠FCH는 둘 다 90˚여야만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아마 그 이유로는 Cl의 크기가 F보다 크기 때문일 것이다. Cl이 F보다 크기 때문에 공간적으로 차지하는 위치가 Cl이 더 크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ClCH가 90˚보다 큰 93.4˚ 가 된 것이다. 


 이런 가장 단순한 반응을 눈으로 보는 것도 꽤 재미있게 작업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이런 반응을 통해 물리화학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만한게 더 있는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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