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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화학1

물의 구조와 성질



 현재 시계 부품들의 모양과 그것들이 결합된 방식에서 시계의 작동을 추론할 수 있듯이, 우리는 분자물리학의 발전에 의해 물의 구성요소들로부터 물의 성질들에 이르는 길을 선명하게 차근차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 속에서 살고 있다.

토머스 헉슬리 Thomas Huxley

 원자는 결합의 성질을 결정하고 분자의 구조는 분자의 성질을 결정한다. 물은 수소 원자 두개와 산소 원자 한개로 이루어져 있고, 물의 성질은 원자들의 배치와 결합의 성질에의해서 결정된다.

 실험에 의해서 알게 된 물의 구조를 살펴보자.


 산소 원자가 두 수소 원자로부터 각각 95.85pm(=95.85×10-12m)에 떨어져있고, 수소-산소-수소가 이루는 각도는 104.45˚ 이다.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 물에 대해서 얘기하기 위해서 수소와 산소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수소 원자는 원자핵으로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 한 개와 전자 한 개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 원자는 원자핵에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 8개와 전하가 없는 중성자가 보통은 8개로 구성되고, 전자 8개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 원자는 8개나 되는 전자를 두 구역에 나눠서 분포시키는데, 산소 핵에 가까운 쪽에 2개를, 바깥쪽에 6개의 전자가 분포되어있다.

[수소는 전자를 1개, 산소는 전자를 안쪽에 2 개, 바깥쪽에 6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수소는 전자를 총 2개를 가지고 싶어하고, 산소는 전자를 바깥쪽에 8개를 가지고 싶어한다. 그래서 이 둘이 결합을 할 때는 서로의 전자를 공유하여 각각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이렇게 두 원자가 전자를 공유하면 -전하를 띠는 전자와 +전하를 띠는 두 핵 간의 인력이 생겨나 강하게 붙들리게 되는데, 이런 것을 공유 결합covalent bond 라고 한다.

[물의 루이스 전자점식. 실제 물의 구조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위 그림에서 점은 전자를 나타낸다. 산소를 중심으로 보면 8개의 전자가 있고, 수소를 중심으로 보면 2개의 전자가 있다. 각각 필요한 전자의 갯수를 채운 것이다. 그리고 산소와 수소 사이에 두개의 전자가 있는데, 두 원자 사이에 한 쌍 이상의 전자가 존재하면 그것이 공유결합이다. 그런데  수소와 산소는 +전하를 띠는 양성자의 갯수와 -전하를 띠는 전자의 갯수가 다르다. 그래서 두 원자핵 사이에 위치한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에 차이가 생겨난다.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을 전기음성도Electronegativity라고 한다. 전기음성도를 숫자로 비교하는 폴링 척도는 숫자가 크면 클 수록 두 원자 사이에 위치한 전자를 자기쪽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다는 것이고, 플루오린F가 4.0, 산소O 가 3.5, 질소N가 3.0 이고 탄소C는 2.5, 그리고 수소H는 2.2이다. 두 원자의 전기음성도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전자는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그래서 산소 원자쪽으로 전자가 치우쳐져서 산소는 약간의 -전하를, 수소는 약간의 + 전하를 띠게 된다.

[Gaussian 03W로 계산한 물의 전하. 위 숫자는 Mulliken charge로 나타내었다.]


 만약 산소가 직선형구조, H-O-H이였다면 산소쪽으로 끌어당긴 전자가 양쪽에서 상쇄되었겠지만 굽은 구조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전하를 띠게 된다. 산소 원자와 수소 원자가 띠는 전하가 완전히 -1, +1이 아니기 때문에 '작다'는 의미의 δ(델타, delta)를 써서 산소는 δ-, 수소는 δ+의 전하를 띤다고 표시한다. 물 처럼 분자 내에서 부분적으로 전하를 띠는 것을 극성 분자라고 한다. 물이 극성임을 확인하는 방법은 (-)나 (+)로 대전된 막대를 가느다랗게 흐르게 한 물줄기에 가까이 대면 막대쪽으로 물줄기가 끌려오게 된다. 비극성 분자인 사염화탄소(CCl4)로 똑같은 방법으로 하면 사염화탄소는 대전된 막대로 끌려오지 않는다.



수소 결합 Hydrogen bond

[Chembio office로 그린 물. 실선은 공유결합, 점선은 물의 수소 결합을 나타낸 것이다.]


 F, O, N과 같이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와 수소가 결합되어 있고, 그 주위에 다시 F, O, N 원자가 위치하게 되면 이들 사이에는 강력한 인력이 작용하는데 이를 수소 결합Hydrogen bond이라고 한다. 이를 간단히 표현하면 F-H…F 인데, -는 공유결합이고, …는 수소 결합이다. F, O, N과 같이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와 H가 결합해 있으면 H는 δ+의 극성을 띠게 된다. 그리고 F, O, N은 전기음성도가 커서 δ-를 띠게 되는데, 이 두 원자가 가까이 위치하게 되면 정전기적인 인력이 작용하게 된다. 이 두 원자 사이에는 분자끼리의 인력보다도 더 강력한 인력이 작용하게 되고, 물 분자의 경우 여러가지 특이한 성질을 가지게 된다.


  1. 물은 녹는점과 끓는점이 높다.


 녹는점과 끓는점은 고체가 액체로, 액체가 기체가 되는 온도를 말한다. 고체에서 열(에너지)을 가해 분자간의 인력에 의해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분자를 어느정도는 움직일 수 있게 되는 온도가 끓는점이다. 그리고 끓는점은 액체에서 열(에너지)를 가해 분자간의 인력을 완전히 이겨내고 다른 분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있을 수 있는 것이 기체가 되는 것이다. 즉, 녹는점과 끓는점은 분자 간의 인력을 이겨내야한다. 그런데 물H2O을 비롯해서 N을 포함하는 암모니아NH3, F를 포함하는 플루오린화수소HF는 수소 결합을 하게 되어서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 분자들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녹고, 끓는다.

 주기율표에서 산소와 같은 세로줄에 위치한 원소들의 수소화물 H2O, H2S, H2Se, H2Te, 질소와 같은 세로줄에 위치한 원소들의 수소화물 NH3, PH3, AsH3, SbH3, 플루오린과 같은 세로줄에 위치한 원소들의 수소화물 HF, HCl, HBr, HI의 구조들을 먼저 살펴보자. 


 이들의 녹는점과 끓는점들을 표로 비교해보자. 그리고 H2O, NH3, HF가 녹는점과 끓는점이 높다는 것을 비교해주는 같은 가로줄에 위치한 CH4도 비교를 해보자.

[왼쪽 그래프는 녹는점, 오른쪽 그래프는 끓는점이다.]

물의 녹는점과 끓는점이 월등히 높은 이유는 물 한분자당 네개의 수소결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물의 비열은 크다.

 비열specific heat이란 물질 1g의 온도를 1℃ 높이는데 필요한 열량으로 정의된다. 물 1g을 1℃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은 1cal(칼로리)로 정의된다. 그리고 물 1kg의 온도를 1℃ 높이는데 필요한 열량은 1Cal(킬로칼로리)로 정의된다. 이것이 칼로리의 정의이다. 이를 SI unit으로 바꿔주면 물 1g을 1℃ 높이는데 필요한 열량은 4.18J/g·℃ 이다. 아래는 물과 대표적인 액체들을 비교한 표이다.

사염화탄소
CCl4
벤젠
C6H6
부탄올
C4H9OH
아세트산
CH3COOH
에탄올
C2H5OH
1cal 0.2cal 0.32cal 0.57cal 0.49cal 0.58cal

 물이 비열이 큰 이유는 가해준 열이 수소결합을 끊는데 쓰이므로 온도가 쉽게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물의 비열이 커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바닷가에서 낮엔 해풍이 불고 밤엔 육풍이 부는 것, 해안 지방의 일교차가 내륙지방보다 작은 것이 그 현상이다. 또한 인체의 체온 유지에 있어 비열이 큰 물은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3. 물의 밀도 

 물의 온도가 높을 때는 수소 결합을 이겨내고 움직일만한 에너지가 있어 부피가 크다. 하지만 점점 온도가 내려가면서 수소결합에 의해 서로 붙들리게 되면서 부피가 작이자다가, 온도가 더 내려가면 수소결합에 의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어느정도 육각 구조를 형성하면서 빈공간이 생겨 부피는 다시 커진다. 부피가 작아지다가 다시 커지는 이 전환점이 4℃부근이다. 녹는점 아래로 온도가 내려가 얼음이 되면 완전한 육각구조를 형성하게 되어 빈공간이 매우 많아지게 되고 결론적으로는 같은 무게일때 얼음의 부피가 물의 부피보다 더 크게 된다.


 밀도는 질량/부피로 정의된다. 그래서 부피가 가장 작은 4℃ 부근의 물의 밀도가 가장 크게 된다. 그래서 예전에는 1kg을 정의할 때 4℃의 물 1L로 정의하기도 했었지만, 부피가 가장 작은 온도가 4℃가 아님이 나중에 밝혀졌고, 지금은 1kg의 정의를 다르게 한다.

 0℃의 물이 4℃의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0℃의 물은 위에 위치하게 된다. 그래서 강이나 호수가 얼 때는 표면부터 얼게 되고, 얼음은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계속해서 물 위에 떠있게 된다. 얼음이 물 밑으로 가라앉지 않고 뜨기 때문에 수중 생태계가 안전하게 유지된다.

[얼음의 육각구조]



 4. 물은 표면장력이 크다.

 액체의 표면이 가능한 한 작은 면적을 차지하기 위하여 스스로 수축하려고 작용하는 힘을 표면장력surface tension이라고 한다. 이런 성질은 분자들 간의 인력에 의해서 설명할 수 있는데, 액체 속에 있는 분자들은 주위 분자들에 의해서 서로 잡아당겨지고 있다. 그런데 액체 표면에 있는 분자들은 안쪽에서 당겨지는 힘밖에 없기 때문에 표면이 수축하게 되고 작은 면적을 차지하려고 하게 된다. 물은 표면장력이 큰데, 그 이유는 수소 결합때문이다. 아래는 물과 다른 액체들을 비교한 표이다. 아래 표의 단위는 mN/m이다.

사염화탄소
CCl4
벤젠
C6H6
부탄올
C4H9OH
아세트산
CH3COOH
에탄올
C2H5OH
71.99 26.43 28.22 24.93 27.10 21.97

 물의 표면장력이 크기 때문에, 물보다 밀도가 큰 철로 된 바늘도 물 위에 띄울 수 있다.


 이슬이 구형인 이유도 표면장력이 크기 때문인데, 같은 부피일 때 가장 적은 표면적을 가지는 것이 구이기 때문이다.


 5. 모세관 현상

 모세관 현상capillarity은 표면장력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물에 얇은 유리관을 넣었을 때, 유리 벽면과 물분자간의 인력에 의해 끌려간다. 그런데, 표면을 작게 하기 위해서 물 표면이 위로 올라오게 되고 다시 벽면과 붙은 부분은 유리 벽면과의 인력때문에 조금 더 올라가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어 어떤 힘을 들이지 않고도 물이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된다.


 관이 가늘면 가늘수록 물은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된다. 식물의 뿌리부터 잎까지 물관을 타고 물이 올라가는 것도 모세관 현상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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